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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의 메시지, 그리고 세종임금의 죄기교서罪己敎書

정치붉은 노을㉿ (ehrwoxkeh)
222.*.23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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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6
  • 2017.03.13 02:46

1조2항.jpg

 

"제게 주어진 대통령으로서의 소명을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해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저를 믿고 성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이 모든 결과에 대해서는 제가 안고 가겠습니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습니다.
"

 
박근혜 前 대통령이(이하 박근혜)청와대를 나와 삼성동 사저로 돌아가 했다는 말이다.
박근혜에게 있어서 좀처럼 잘못에 대한 사과나 인정을 하는 발언을 찾기란 어렵다. 기본적으로 자신의 행위에 대한 과도한 결벽증을 가진 사람이라 잘못이라는 행위가 자신에게 있을 수 없다는 심리적 현상이기도 하겠지만 왕은 무치無恥 즉, '제왕은 잘못이 없다.'라는 왕조시대의 논리에 매몰된 까닭이다.  
그러나 사실이 그러한가? 기록의 나라 조선의 왕조실록에 보면 모든 왕들이 그랬던 것은 아니겠지만 왕이 국난이나 천재지변 등으로 나라가 어렵고 민심이 혼란할 때 어떤 처신을 했는지 모범적인 사례를 살펴보자. 왕은 반드시 무치無恥하다고 우길 수는 없는 것이다.
 
세종(世宗)이 가뭄이 든 것을 안타까워하면서 내린 교서敎書인데, 죄기 교서(罪己敎書)다. 특별히 나라에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났을 때 내리는 교서인데, 임금 스스로의 죄를 질책하며 왕이 자신의 잘못을 명백히 적시하고 신하들에게 의견을 구하는 것이 일반 교서와 다른 점이다. 교서란 요즈음의 대국민담화와 비슷한 의미를 지니는데, 상서러운 일이나 어려운 일이 있을 때 교서를 내려 민심과 조정의 여론을 달래는 역할을 했다.

박근혜가 삼성동 사저에 도착해서 내놓은 메시지를 보면 파면에 이르기까지의 자신의 잘못에 대한 어떠한 반성이나 사과도 없고 오히려 헌재의 탄핵 인용에 대해 불복하는 뜻을 내비친다. 향후 자신의 지지자들을 향한 행동강령을 내리는 듯한 느낌을 주는지라 아연 섬뜩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권력의 주체가 국민이고, 그 국민이 주인 된 것을 확인한 일련의 상황을 돌아볼 때, 세종은 가뭄에 대해서도 자신의 잘못 인양 근심하고 스스로를 질책하며 신하들에게 직언直言을 구하고 시정책是正策을 듣는 터에 박근혜의 태도는 국민들 알기를 뭘로 아는지 도무지 이해를 할 수가 없다.




세종실록 32권, 세종 8년 5월 6일 기해 2번째기사 1426년 명 선덕(宣德) 1년

가뭄을 근심하여 대제학 변계량을 불러 직언을 구하는 교서를 짓게 하고 반포하다

 

세종의 사과.jpg임금이 가뭄을 근심하여 대제학 변계량(卞季良)을 불러 직언(直言)을 구하는 교서(敎書)를 짓게 하고, 또 말하기를,

"나는 한재(旱災)로 인하여 평상시에 정전(正殿)에 거처하지 않는다."

하면서, 이에 명하여 악차(幄次)를 월대(月臺) 위에 설치하고, 의장(儀仗)과 금고(金鼓)는 제거하게 하고 시복(時服) 차림으로 악차(幄次)에 나아가서 교서를 반포하였다. 그 교서에,

"왕은 말하노라. 대개 듣건대 사람이 아래에서 감동하면 하늘은 위에서 응하게 된다고 하니, 하늘과 사람의 사이에 감응(感應)함이 이같이 빠른 것은 속일 수 없는 것이다. 나는 덕이 없는 사람으로, 하늘이 돌보아 도우시는 두터운 정성을 입고 조종(祖宗)이 쌓으신 깊은 공적을 계승하여, 억조 만민 위의 임금이 된 지가 여러 해나 되었다. 하늘이 견고(譴告)를 보인 것이 어느 해나 없는 때가 없으므로, 나는 진실로 두려워하고 편안하지 못했노라. 지난해부터 여름에는 가물고 비가 오지 않았으며, 겨울도 따뜻하여 얼음이 얼지 않았는데, 금년 봄부터 지금까지 재변(災變)이 거듭되어, 사람은 잿더미 속에 살고 곡식은 말라 죽어 있도다. 하늘의 견고(譴告)가 이렇게 극도에 다다랐으니, 이른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공경하고 두려워하여 감히 한가하지 못하였도다. 대소 신료(大小臣僚)들의 충고와 직언(直言)에 힘입어, 나의 불급한 점을 메우려 하는데, 만약 의심을 품고 간사한 마음을 가져서 도리어 말로써 원부(怨府)를 삼고 글로서 화태(禍胎)로 삼아, 말을 다하기를 즐겨하지 않는다면 어찌 바라는 바라 하겠는가. 많은 신하들의 사곡(邪曲)함과 정직함도 볼 수 있으니, 무릇 과인(寡人)의 잘못과 군신(群臣)들의 충성하고 아첨함과 시정(時政)의 잘되고 못된 점과 법도의 좋고 나쁜 점과 백성들의 기쁘고 근심된 점을 각기 밀소(密疏)로 올려 숨김이 없이 다 진언하라. 내가 모두 친히 보고 유사(有司)에게 맡기지 않을 것이며, 말이 혹시 맞지 않더라도 또한 죄를 주지는 않을 것이니, 그대들 중앙과 지방의 시직(時職)·산직(散職)·대소 신료(大小臣僚)들은 나의 지극한 마음을 몸받으라."

하였다. 명하여 교서 별감(敎書別監)을 경기도·강원도·함길도에 1인을 보내고, 충청도·전라도·경상도에 1인을 보내고, 개성(開城)·황해도·평안도에 1인을 보내게 하니, 대개 농사철이므로 폐단을 덜기 위해서이었다.

○上憂旱, 召大提學卞季良, 製求言敎書, 且曰: "予因旱災, 常時不居正殿。" 乃命設幄次於月臺上, 去儀仗金鼓, 以時服御幄次, 頒敎書:

王若曰, 蓋聞, 人感於下, 天應於上, 天人之間, 感應斯速, 不可誣也。 予以否德, 荷上天眷佑之篤, 承祖宗積累之深, 君臨億兆之上, 蓋有年矣。 天之視譴, 無歲無之, 予固惕然不寧。 曰自往歲, 夏旱不雨, 冬燠無氷, 自春迄今, 變咎荐臻, 人居煨燼, 禾穀枯槁。 天之譴告, 一至此極, 夙夜祗懼, 罔敢或遑。 庶賴大小臣僚忠言讜論, 補予不逮。 若乃懷貳挾詐, 反謂言爲怨府、翰爲禍胎, 不肯盡言, 豈所望哉? 群臣邪正, 此亦可見。 凡於寡人之闕遺、群臣之忠佞、時政之得失、法度之臧否、生民之休戚, 其各密疏以言, 悉陳無隱。 予皆親覽, 不付有司, 言或不中, 亦不加罪。 咨爾中外時散大小臣僚! 體予至意。"

命敎書別監, 京畿江原咸吉道遣一人, 忠淸全羅慶尙道一人, 開城黃海平安道一人, 蓋以農時除弊也。

 

박근혜 메세지.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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